티스토리 뷰
어제 정말 기분이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 시간 저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즐거우셨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 새벽 승리의 여운을 혼자 집에서 TV의 불빛을 조명 삼아서 소리도 못 지르고 입 만 벌리고 손만 위아래로 흔들며 큰 기쁨을 표현을 최대한 억누르며 즐겼습니다.
가나전을 보고 난 후
이전에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대한민국 민중이 축구에 대하는 태도가 크게 바뀐 계기가 2002년 한일 월드컵이라는 것은 다 알고 계실 것입니다.
바뀐 것 중에서 가장 크게 바뀐 것은 바로 응원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마찬 가지지만 한국 축구 응원은 꼭 하려고 하면서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상대가 누군가에 따라서 '이기겠어..?', '야 이 나라에게 까지 지면 죽어야지 어이구...', 이런 말을 서음없이 하고, 경기 중에는 '에이 왜 저래...!', 그리고 욕도 서슴없이 하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그 2002년 월드컵을 지나고 나서 이런 좋지 못한 문화는 많이 없어졌습니다.
그런데, 가나전을 보고 또 TV 앞에서 혼자 응원을 하고 있는데 제가 어느 순간 그런 이전의 모습으로 응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응원하는 마음에 답답함은 분명 있었겠지만, 2002년 때처럼 골을 먹어도 우리는 이길 수 있어 반드시 골을 넣을 거야 라는 마음과 외침으로 친구들과 지더라도 끝까지 응원했었는데, 가나전 응원은 정말 달랐습니다.
'아 돌아갔구나...!' 이런 한탄을 가지고 한국 축구가 얼마나 변했다고 내가 이렇게 응원하는 모습, 아니 대한민국 국대를 대하는 나의 모습이 변한 건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렇게 다음날 출근을 하고 직원들이랑 축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역시나 였습니다.
우리들은 변했습니다.
다쳐서 힘들어하는 손흥민을 가장 전력에 구멍이라고 말을 하는 직원과 그 내용에 동의를 하는 저의 모습은 솔직히 제가 생각해도 어처구니 없었습니다.
다치지만 않았어도 라는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그로 인해서 뭐라도 하려고 열심히 동분 서주 하는 그런 모습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었나 봅니다.
나중에 경기를 복기를 하고 다시 하이라이트 영상 속에서 힘들어하는 손흥민의 얼굴을 보고 정말 미안해졌습니다.
다른 선수들도 손흥민이 원래 해야 하는 경기력을 못하니 다른 것이라도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고 그러다 보니 자신의 역할이 있는 다른 선수들의 영역까지 어쩔 수 없이 겹치는 상황, 마치 지금의 토트넘에 패리시 치 선수로 인해서 힘들어하는 손흥민 해리 캐인의 모습과 너무나도 같았습니다.
한방은 있다
어제의 경기 시작 시각은 밤 12시, 아들도 꼭 보겠다고 하면서 잠을 자지 않고 있다가 잠시 방에 들어가더니 11시부터 수면을 취하시고, 여느 때와 같이 혼자의 응원이 시작되었습니다.
어제는 가나전 때와 같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응원을 하였습니다.
기도도 하였습니다.
이 모습에 저만 그랬을 리 없습니다.
다음날 아침 뉴스를 보는데 이렇게 추운 날 광화문 광장에서 그 새벽시간까지 응원하고 이전 2002년 때처럼 음식점에서 모든 사람이 끝까지 응원을 하는 모습에 감동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도 함께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에 조금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건 저의 생활에 대한 아쉬움이고 경기는 그렇지 않죠 16강에 올라갔으니까..!!
심장이 가만히 있지 않는구나
포르투갈에 한골을 먼저 허용한 뒤 저는 우루과이전 방송을 자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한골 두골 그렇게 우루과이는 골을 이어 갔습니다.
한골을 넣었을 때는 그것 까지만 해라 라는 마음이었고 두 골을 넣은 것을 확인했을 때는 '가나 뭐하니..!! 한골만 넣어라..' 이런 마음이 무언가 응원 아닌 응원 같은 상황이 동시에 생겼습니다.
그렇게 조금 지나 대한민국은 김영권의 골로 동점 이전 상황에서 오프사이드로 골이 인정 안된 것이 있어서 정말 골인가 하는 순간 생각에 골을 넣고도 바로 기뻐하지 못했는데 골로 인정되어 그래도 전반에 동점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정말 후반에는 희망이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그런데, 전반을 끝내고 우루과이전 경기로 채널을 돌렸더니 '응..? 뭔 추가 시간이 이렇게 긴 거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8분이라는 시간이 화면에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추가 시간이 아니고 그냥 경기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게 후반이 시작되고 경기의 모습은 우리가 한 골을 분명 더 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이 경기 모습에서 느껴졌지만 가나전 때의 기억도 겹쳐지면서 저렇게 밀어붙이고도 못 넣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두 생각이 마구 왔다 갔다 하면서 저의 심장은 두근 대기 시작했습니다.
포르투갈의 코너킥 공격이 끊겼고 반격 골을 치고나 가는 손흥민.. 저는 순간 '이번에도 골을 소유하다 빼았기면 어떻게 하지? 매번 그런 모습이었는데' 라는 생각이 올라오는데 다른 때와 다르게 골을 수비수 세명이 둘러 쌓여 있으면서도 빼앗기지 않았고 순간 화면 밑으로 쉭 지나가는 빨간 옷, 포르투칼 수비수 발 사이로 보내는 패스 그리고 그 순간 이동하듯 달린 선수가 그 황희찬이 바로 골로 작렬!!!! 그렇게 손흥민은 무언가 하나는 할 것이다 라는 믿음을 현실로 만들어 줬습니다.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 일본의 감독이 때리지도 못하는 이승엽을 왜 자꾸 기용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그 이승엽에게 무너지는 일본 경기에 이승엽이 있었던 것처럼, 손흥민도 그렇게 하나를 만들어 줬습니다.
그렇게 경기는 끝났고 바로 우루과이전 방송 아직도 2대 0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추가 시간이?? 경기를 도대체 어떻게 했기에 전반도 그렇고 후반도 추가시간이 8분이나 되는 건지 그런데 심판이 8분을 자연스럽게 넘기며 더 시간을 보내는데 언제 끝나나 언제 우리의 노력이 16강 진출로 확인이 되나 라는 마음에 그 마지막 1분은 한 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울리는 휘슬... ' 아 드디어 우리가 16강에 올라갔다...' 그렇게 확정이 되었음에도 이 심장은 한동안 두근대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더 쿵쾅 거렸습니다.
아주 시원한 물을 마시고 가만히 앉아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한참 동안 16강 진출 확정의 순간을 즐겼습니다.
대한민국 축구 선수단 여러분 정말 고생하시고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안타까웠을 벤투 감독님에게도 감사드립니다.
4일 또 준비를 잘하셔서 브라질 정말 통곡의 벽이라 느껴지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축구는 정말 모를 일 꼭 이겼으면 좋지만 지더라도 '졌잘싸'가 되기를 바라 봅니다.
다시 한번 대한민국 파이팅..!